에어컨을 끌 수 없었던 길고 긴 여름이 지나고, 이제 제법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가을이 돌아왔다.길 위의 동물들도 사람들도 모두 너무나 힘들었던 올 여름.에어컨 실외기가 끊임없이 돌아가니 그 열로 인해 더욱 더웠을 길 위의 생명들에게 미안함이 더욱 커지기만 했다.하지만 이제 햇볕을 피하면 제법 선선하게 느껴지는 계절이 되었고, 브릭스제주 카페 마당의 고양이들도 편안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있다.탄광이는 2018년부터 마당에서 밥을 먹는, 카페에 오는 고양이들 중 가장 오래 방문해주는 친구인데 워낙 겁이 많고 경계가 심해서 한번 만져보지도, 손으로 주는 간식은 잘 받아먹지도 않았다.하지만 탄광이도 이제 이 마당이 조금 편해졌는지 올해부터 배를 보이고 누워있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그 모습을 발견할 때 마다 입..
오늘도 어김없이 카페 문이 열리기도 전에 줄 서는 집에 찾아온 고양이 삼총사 필탄너(필통씨, 탄광이, 너구리)매일 이렇게 오픈런을 해주시니 카페 문을 열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한다.필.탄.너 세 마리는 늘 모여 다니는 삼총사인데, 턱시도 고양이 필통씨를 주축으로 탄광이와 너구리가 함께 한다.요즘에는 너구리 아들인 안나도 합세해서 필.탄.너.안 네 마리가 모여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필통씨가 자리를 잡으면 다같이 눕고, 필통씨가 일어나면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졸졸 따라다닌다.도대체 필통씨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인가...남녀노소 고양이 사람 모두 좋아하는 의자왕 필통씨내가 왕이될 상 애옹사실 진정한 여왕님 포스는 탄광이인것을... 날이 더우면 여지없이 시원한 김녕 돌침대에 등을 대고 누워버리..
유난히도 무더웠던 2024년의 여름9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최저기온이 27도 아래로 내려가지않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는 제주도는 사람도 고양이도 너무나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2017년부터 밥을 주기 시작해 벌써 7년째 마당냥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고 있다.그동안 TNR과 입양, 각종 사건들로 현재 마당에 자리를 잡은 고양이는 총 네마리이다.대장냥이 필통씨를 주축으로 탄광이, 너구리, 안나 네마리가 늘 몰려다니는데 그 덕분인지 새로운 고양이들의 유입도 없고 네마리가 안정적으로 마당에 머물고 있다.여름이 온건 필통이가 마당 바닥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걸로 알 수 있는데, 요즘은 탄광이 너구리 안나 모두 필통이를 따라 누워있는다.영역을 옮겼다가 올해부터 카페 마당에 합류하게 된 안나. 너구리의 아들이다. ..
고양이들에게는 잔인하고 무서운 병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구내염.입안에 염증이 생겨 밥을 먹기가 불편해지고, 심해지면 침을 많이 흘리고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 중 하나인 그루밍조차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동네고양이들 중 유독 털이 꼬질꼬질한 아이들이 있다면 아마도 구내염 때문에 그루밍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 마당에서 밥을 먹는 고양이 중 한 마리인 너구리도 구내염이 있다.아마도 2018년? 그쯤부터 보인 녀석인데, 이곳저곳을 떠돌며 영역싸움을 하다가 원래 있던 마당냥이인 필통이에게 제압당하고 이곳 김녕치즈마을에 눌러앉았다.얼굴은 너무나 귀염상인데, 손도 안타고 아직까지도 간식 주는 손에 냥냥펀치를 날려 피해자를 만드는 녀석이다.이 친구는 올때부터 구내염을 ..
채영이가 4살이 되던 해 2020년 겨울 마당냥이 코점이가 낳은 새끼인 채린이를 우리 집 막내딸로 입양했다. 겁이 너무 많고 사람을 무서워해서 친해지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고, 사실 지금도 발톱 한번 깎으려면 방을 수십 바퀴 돌아야 한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고양이들은 같은 고양이들과는 무척 잘 지내는 경향이 있다. 채린이 역시 오빠인 채영이와는 사이가 무척 좋아서, 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채린이가 무서워서 우우웅 소리를 내면 채영이가 호다닥 달려와서 채린이를 안심 시켜준다. 그리고 채영이가 자고 있으면 채린이가 거의 채영이를 눌러버리듯 누워서 채영이 뱃살에 꾹꾹이를 하는데, 신기한 건 채영이는 짜증 한번 안 내고 그 모든 걸 다 받아주는 착한 오빠이다.채린이를 베개로 사용 중인 채영이의도하지 않았을..
2002년생 월드컵둥이 우리집 둘째 가지오빠는 올해로 22살이 되었다. 15살때만해도 나이가 너무 많다며 걱정했는데, 그 이후로 7년이 흘렀다. 지금도 나이에 비해서는 건강한 편이지만, 점점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이 많이 빠졌다. 애기때는 너무 안울어서 말을 못하는게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작년부터는 계속 울어서 목소리가 다 쉴 지경이 되었다. 노묘에 대해 찾아보니 큰소리로 우는 것이 치매의 한 증상이라는 글을 본 후로 혹시 치매일까 걱정도 되었다. 눈물과 눈곱, 콧물과 변비, 크게 우는 것 까지 증상이 많아 병원에 데려갔다. 가지오빠는 17살 이후로 1년에 3-4번씩 병원에가서 검진을 받는데, 이번에는 5개월만의 방문이었다. 아침밥 주는 줄 알고 나왔다가 케이지에 잡혀 화가 많이 난 가지오빠 어느 순간..
제주도는 일주일넘게 마치 고사리 장마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 이렇게까지 길고 지겹게 비가 내리다니.. 게다가 어제부터는 기온도 떨어져서 마당 고양이들이 괜찮을지 걱정이되서, 카페 마감 후 안으로 초대를 했다.의심과 겁이 많아 여간해서는 카페에 잘 들어오지 않는 탄광이가 머뭇거리다 들어와서 몸을 녹인다.성격좋은 필통씨는 손님을 따라 스스로 들어오기도하고 나가고 싶으면 문앞에서 야옹하고 울며 의사표현을 확실히 한다. 이날은 추워서 나갈생각없이 안에서 곤히 잠든 필통씨카페 안이 영 편하지만은 않은지 어느새 밖에나가 자리를 잡았다.종이 박스도 습기를 먹어서 흐물거릴정도로 비가 정말 끊임없이 내린다.좁은 스크래처 박스에 들어가서 서로 체온을 나누었는데 결국 필탄너를 이기지 못하고 다음날 박스가 터져있었다.비가오니..
사람도 각각 성격과 개성이 다르듯이 고양이들도 각자마다 다른 것이 특징이자 매력이다. 마당에 밥을 먹으러 오는 안나라는 고양이는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박찬호..? 쉬지 않고 말을 해서 붙여줬는데, 박찬호보다 무한도전에 나왔던 24시간 타령을 멈추지 않는 타령총각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안나는 마당에서 밥을 먹던 고양이 안채연이가 낳은 아들인데, 마당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어울려 잘 지내다가 영역을 옮긴 후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양이였다. 그러다가 윗동네에서 여자친구와 있는걸 발견한 후 잘 지내는구나 싶었는데, 그 이후로 한번씩 와서 얼굴 도장을 콩 찍고 간다. 마당에 악어떼.. 아니고 필통삼춘, 너구리아빠, 탄광이 할머니가 지키고 있으니 무서워서 내려오지는 못하고, 담벼락에서 야옹야옹하며 자기가 왔다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