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중순만해도 반팔만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더운 날이 이어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제주도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일교차가 이렇게 심하면 사람도 그렇지만 길 위의 동물들도 면역력이 떨어져 눈물 콧물을 흘리게 된다. 따뜻한 집에서 사는 우리 집 막내 고양이도 최근에 방광염에 걸려서 병원에 다녀왔는데, 환절기에 방광염에 걸리는 고양이들이 특히나 많으니 주의 해야한다. 따뜻한 집 고양이도 약해지는 계절인데, 길 위의 동물들은 오죽할까. 아무리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고는 하지만 추위는 그렇게 만만히 볼 수 있는게 아닌 것 같다. 미리부터 유리병에 따뜻한 물을 담아서 마당 고양이들이 잠자는 박스 안에 넣어주고 있었지만 그래도 겨울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바람이 없고 햇..

올 여름부터 펫로스를 겪은 사람들이 모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지만, 책이 나오고 전시까지 하게 된 지금은 무척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물 뿐만 아니라 나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 덕분에 많은 치유가 되었다. 7명의 작가의 이야기를 한권으로 묶어 '무지개다리 안내소'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원화 전시는 우리 카페인 '브릭스제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시는 2023년 11월 7일(화) ~ 19일(일)까지이고, 15,000원 이상 후원하면 '무지개다리 안내소'책자를 증정하고 있다. 후원금은 전액 제주도내 동물보호단체에 기부된다. 그리고 이 전시를 도와주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나와 함께 카페에 출근하는 고양..

제주 펫페어에 갔다가 국내생산하는 원단이 좋은 반려동물 옷 파는 곳을 발견했다. 보통 중국 공장에서 떼오는 옷을 많이들 판매하는데, 이 곳은 원단이 달라보여서 물어봤더니 부모님께서 반려동물 옷을 직접 생산한다고 하셨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에 추위를 많이 타는 고양이들 옷을 하나씩 장만해주기로 했다. 채영이는 아무 옷이나 잘 입으니까 도톰하고 디자인이 예쁜걸로 고르고, 가지오빠는 소매가 없는 연보라색 조끼 니트로 골랐다.진한 노란색 패딩을 입은 채영이. 소매가 조금 내려오지만 소매 있는 옷도 잘 입는 고양이라 신경쓰지 않고 잘 입어준다. 안감은 보들보들 따뜻한 털이 있어서, 입혀놓고 몇분 후에 만져봤더니 따뜻함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어쩜 모델처럼 아무 옷이나 입혀놔도 이렇게 찰떡같이 소화를 하는지,..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났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낮에도 햇볕이 비추는 곳을 피해 그늘에 있으면 조금 시원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인간들과 집에서 사는 동물친구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지만, 길에서 생활해야하는 동물친구들은 무더위를 견디느라 배로 힘들었을 것이다. 브릭스제주 카페 마당에 상주하는 고양이들은 손님이 안계실때 몰래 카페로 초대해 에어컨 바람을 쐬어주고는 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무더위가 조금 가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시원한 카페 마당 돌침대에 등을 대고 눕는다. 바람이 선선해졌다는 증거이다. 발다리를 쭉 펴고 사이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냥체 공학적 낮잠 자세를 취하는 필통씨와 탄광이 커플. 필통씨의 발냄새까지 사랑하는 탄광이는 정말 진짜 사랑이 ..

요즘 고양이들 소식이 뜸해서 오랜만에 카페 마당 고양이들의 사진을 올려본다. 더위가 조금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덕분에 마당에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 마당고양이 삼총사 필통씨 탄광이 너구리 싸움은 허락되지 않는 평화로운 브릭스제주 카페 마당 처서가 지나고 바람이 좀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한낱은 여전히 무더워서 시원한 도자기 화분에 몸을 붙이고 잠이든 똑똑한 필통씨 한동안 영역을 뺏으로 오는 고양이들과 17대 1로 싸우느라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었는데, 이제 정리가 좀 되어서 상처가 많이 아물었다. 항생제 열심히 먹인 보람이 있다. 뽀얀 배를 보여주는 필통씨의 시그니처 포즈 베개도 베고 자는걸 보면 고양이는 진짜 알면 알수록 귀여운 생명체인 것 같다. 제주도 돌담 위에 자리잡은 고양이 폭와 습도가 ..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판다 푸바오가 핫한 요즘, 저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푸바오 영상을 보면서 흐뭇해하고 있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 김녕치즈마을에도 푸바오가 살고있었더라고요! 물론 진짜 판다 아니지만, 생김새와 행동, 그리고 귀여움까지 푸바오를 꼭 닮은 우리 동네 푸바오 고양이 필통씨를 소개합니다~~~ 일단, 김녕치즈마을 푸바오 필통씨의 기본 자세는 바닥에 등대고 눕기 입니다. 주로 발견되는 장소는 김녕 카페 브릭스제주 마당인데요, 5년 넘게 밥을 챙겨주다보니 이제는 가족인듯 가족아닌 가족같은 사이가 되었어요. 필통씨도 브릭스제주의 마당이 안전지대라고 생각하는지, 이제는 심지어 손님이 지나가셔도 어지간해서는 미동도 없어서 필통씨가 괜찮은지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필통씨에게는 오래된 연..

사람을 경계하고 도둑고양이로 오해를 사는 동네고양이가 사랑을 받으면 어떻게 변할까? 턱시도 고양이 필통씨는 옆동네에서 넘어온 약한 개체로 영역을 지키지 못하고 밀려 김녕 치즈마을에 오게되었다. 그리고 노란 고양이 너구리는 김녕치즈마을 영역을 뺏으려 나타난 고양이이다. 사람만 나타나면 도망가고 밥도 허겁지겁, 경계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던 녀석들이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카페 문을 열자마자 오픈런 해주시는 필통씨와 이제는 마당 지박령이 된 너구리씨가 버선발로 마중을 나온다. 처음에는 너구리가 김녕치즈마을 대장고양이 필통씨의 자리를 빼앗으려 시비를 걸고 싸웠는데 서열정리가 완벽하게 끝나고 TNR(중성화수술)도 마치자 싸우지도 않고 오히려 항상 붙어다니는 단짝친구가 되었다. 카페 마당에 입장하자..

몇년전, 제주시 오일장에서 사다가 돌담 화단에 심어놓은 줄장미가 제법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덕분에 5월부터 브릭스제주 카페의 통창은 장미꽃으로 가득 차게 된다. 예쁜 5월의 장미꽃만큼이나 아름다운 고양이들도 돌담에서 느긋하게 잠을 청하는데, 뒷마당에 탄광이가 나타났을 뿐인데, 카페 손님들의 셔터소리가 쉬지 않고 들린다. 돌담과 활짝 핀 장미, 그리고 편안하게 낮잠을 자는 고양이 이것만큼이나 평화롭고 무해한 장면이 있을까? 하트 모양으로 자란 장미 덕분에 올해는 장미 사진을 더욱 열심히 찍고 있다. 탄광이가 뒷마당에 계속 있으니 남자친구인 필통씨가 따라왔다. 탄광이는 엄청 소심한 여왕님인데 필통씨는 ENFP 그 자체여서 카페 손님과도 스스럼없이 잘 지낸다. 오히려 먼저 손님에게 다가가는 편인다. 필통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