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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준게 많아서 마지막까지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말했다.
왜 이렇게 미안한게 많은지..
애기는 내가 만난 첫 아기 고양이였다.
나도 어렸고 애기도 어렸고
서로 서툴러서 지금처럼 마냥 예뻐하기보다는
투닥거리고, 어쩌면 형제, 친구처럼 지낸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2살 된 잔디를 사고로 보내고
나에게 이별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었다.
그래서 또 이별이 두렵고 내가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웠다.
애기는 21살 답지 않게 건강했고,
마지막엔 비틀거리면서도
힘차게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되돌아보니 애기에게 배운게 참 많다.
애기 덕분에 배운것도 참 많다.
자발적 식이가 없어지고 일주일
애기는 나에게 사인을 보냈고
일주일동안 최선을 다하고 이별을 할 준비까지 하게 해줬다.
그리고 이제는 이별이 고통만은 아님을 알게 해주는 것 같다.
너무 슬프지만,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이별
우리 애기 21년동안 참 열심히 잘 살았다.
비록 시작은 납치된 종이박스였지만,
마지막은 많은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행복하게 고양이별로 떠났으니.
오래 아프지 않고, 우리가 함께 만든 추억들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비틀거리지만 힘차게 화장실로 향하는 애기의 발걸음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잔디 동생 만나서 서로 그루밍해주며 잘 지내고 있기를.
나중에 다같이 만나자.
나의 고양이이자 오랜 친구이자 예쁜 내 아가였던
우리 애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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