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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변에는 고양이들이

참 많이 살고 있다

도시의 길 위에도

제주도의 길 위에도 그렇다

사랑하는 잔디를 사고로 떠나보내고

뒷뜰에 길고양이들을 위해

사료를 두기 시작했다

꽤 많은 고양이들이 와서 밥을 먹으로 왔고,

그중 한마리가 지금 카페에서 살고 있는 채영이다

작년 12월이니까 꽤나 추웠던 계절에

누구든 와서 바람을 피했으면 싶어서

집을 하나 마련해 두었는데,

어느날보니 아기고양이 채영이가

이곳에서 자고 있었다

경계심이 어찌나 많은지,

눈만 마주쳐도 도망치던 시절의 채영이

매일 밥을 챙겨주었는데,

하루에 3번씩 밥을 먹으러 왔던 녀석이다

조금 친해지니 기지개도 펴고

쓰담쓰담도 받아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제주에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고,

동파를 걱정할정도로

한파도 몰아쳤다

그래서, 하루만 카페에서 재우자하고

카페에 입성하게 된 채영이

아, 채영이 이름은

트와이스 아가맹수 채영이에서 따온건데,

조그만 녀석이 형아들한테도 지지않는 모습이

용맹해서 지었다.

그런데 좀 크고보니 수컷...;

추위를 카페에서 피하고..

그게 좋았는지

그 다음날부터 낮에는 밖에서 놀다가

밤이되면 카페로 들어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낮에는

보일러실에 들어가있었다

그렇게 채영이는 낮에는 밖에서

밤에는 카페에서 자는

반가족의 사이가 되었다

밥 내놓으라옹!!

그러던 어느날 저녁,

다리에 피를 흘리며 나타난 채영이

당장 병원으로 데려갔고,

의사선생님은 다른 고양이에게

물린것 같다고 하셨다.

이 상처는 초반에 제대로 소독을 해주지않으면

균이 퍼질 우려가 있는데

하필 설연휴 전날이어서

입원도 어려웠고,

나도 육지를 다녀와야해서 채영이만

카페에 두기도 불안했고

그래서 결국..

채영이는 비행기를 타고

함께 육지로 갔다

나 말고는 사람을 무서워하는데,

사람들에게 이쁨받고

조금 사회성을 길러 다시 제주도로

내려온 채영이

목욕을 시키고 드라이를 해주는데,

드라이 바람을 좋아하는 이상한 녀석...

그 이후로는 정말 카페에서 살게 되었다

오뎅꼬치를 너무 좋아하는 채영이

이제는 채영이도 카페를 집으로 생각하는지,

행동도 많이 편해졌고,

손님들이 들어와도

무서워하지 않게되었다

하네스도 잘하는 이상한 고양이..

예전에 잔디한테 가까운 바다를 한번

보여주지 못한게 미안하고 속상해서

채영이에게 하네스를 하고

바닷가로 데려갔는데,

그냥 나만보는 채영이...

목걸이 인식표를 해줘도

거부반응이 없는 이녀석은

약간.. 누렁이 같다

예전에는 겁이 너무 많아서

손님만 들어오면 나간다고 난리를 쳤는데,

이제는 손님들이 예뻐해주는걸 아니까

손님들 테이블에도 아무렇지 않게

편히 돌아다니는걸 보면

마음이 좀 뭉클하다.

사진은 손님의 오뎅꼬치에 신이난 배불뚝이 채영이..ㅎㅎ

사실은, 이녀석말고

올해 16살이 된 애기랑 가지 두마리의

고양이가 더 있는데,

나이가 많다보니 더 이상의 고양이는

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 인연이 되는걸보니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싶기도 하다가,

두렵기도 하다가 그렇다.

그래도 이렇게 인연이 되었으니

끝까지 함께해야지.

예전에 비해 고양이에대한 인식도 많이 변하고

고양이를 반려하는 사람도 많아져서

다행이지 싶다.

어쨋든, 우리 애기랑 가지

그리고 하늘에서 뛰어놀고 있을 우리 잔디

그리고 채영이까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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