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분위기 좋은 저녁식사 추천 맛집 명단
연말이 다가오면서 식사 약속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다같이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왁자지껄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좋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소중한 사람과 차분히 대화하는 시간도 필요할 때가 있더라고요. 암막커튼이 쳐진 낮은 조도의 식당에서 맛있게 구워주는 흑돼지 한점과 와인 한잔, 좋은 사람과의 대화 연말을 차분하게 마무리하기에 좋을 식당 '명단'입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중앙로 59 1층
영업시간 : 17시30분부터 22시까지 (예약제로 운영)
17시부터 18시 30분까지 1부 예약
19시부터 20시 30분까지 2부 예약(주류주문 필수)
처음 지인의 추천으로 방문하게 되었는데, 한점한점 정성스럽게 구워주는 고기맛에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흔한 고기집이 아닌 숙성 흑돼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라니, 인테리어나 모든 것이 소주보다는 와인이 더 잘어울리는 분위기의 공간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류는 와인부터 위스키까지 흑돼지와 잘 어울리는 주류가 잘 갖춰져있습니다. 알고보니 남자 사장님께서 위스키에 진심이시더라고요.
식당 예약은 30분 단위로 하루에 10팀만 받고 있다고 합니다. 손수 고기를 다 구워주시니 혼자 소화할 수 있는 양만 판매하는 것 같았습니다.
2인 명단 세트에는 700g의 고기(돈마호크,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목껍데기)와 청된찌개가 제공됩니다. 처음 방문했을때보다 구성이 조금 더 합리적으로 바뀐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식사 메뉴로는 목살 토마토 스투와 후식 열무 비빔이 있는데 목살 토마토 스튜도 정말 맛있었고, 후식 열무 비빔은 시판 참기름이 아닌 시골에서 짠 참기름을 넣어주셔서 극강의 고소함이 녹아있는 메뉴였습니다.
위스키에 진심인 사장님의 주류 진열장. 와인을 마시면서 알게된건데, 위스키도 와인처럼 에어링이 필요한 술이었더라고요. 이날 같이 간 일행 덕분에 사장님께서 주시는 에어링이 무척 잘 된 위스키를 맛볼 수 있었는데, 제가 그동안 마셨던 목이 타들어가는 위스키와는 다르게 향긋하고 부드러운 맛에 상당히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주류의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긴 하지만 경험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술을 못마시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없어서, 무알콜 메뉴를 추가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인 세트의 고기와 밑반찬, 고기를 더욱 맛있게 해줄 소스가 세팅되었습니다.
모든 고기는 사장님께서 직접 구워주시고, 가장 맛있을 때를 알려주셔서 편하게 대화하다가 먹으면 되니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고기를 정말 맛있게 구워주셔서, 혹시 내 고기를 태우면 어떡하지 하는 불신없이 100% 믿음으로 기다릴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영국 말돈 소금에 첫 고기를 콕 찍어서 먹어봅니다. 여러분이 그동안 드셨던 흑돼지의 맛을 상상하시면 안됩니다. 이건 정말 스테이크에 가까운 촉촉하고 부드럽고 육즙이 팡팡 터지는 흑돼지입니다. 흑돼지로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니. 고기 굽기 능력시험이 있다면 사장님은 아마 만점으로 합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후의 사진은 없습니다.. 고기 먹는데 정신을 빼앗겨서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중간에 맛있는 위스키까지 주셔서 제대로 홀려버렸지요.
이날 주류 주문은 따로 하지 않고 와인한병을 가져갔는데요,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별다른 에어링 없이 바로 마셔도 부담없는 맛이었고 고기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귀한 위스키를 자꾸 주셔서 주문한 곤약면으로 만든 후식 열무 비빔면. 맛만 보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한그릇을 뚝딱해버린 메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로 운영되며, 고기 한점에 와인 한잔 마시기 좋은 분위기 입니다. 차분한 연말 마무리를 위한 저녁식사를 원하신다면 숙성 흑돼지 전문점 '명단'을 추천합니다.